지난 글에서 코로나 진단키트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는 학회의 담화문을 소개했습니다.
코로나 진단키트 - 대한진단검사의학회의 입장, 담화문 (美FDA 지적) - 2020년 3월 15일 담화문
코로나 진단키트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등 6개의 유관 단체에서 담화문을 또다시 발표했습니다.
코로나19 진단검사에 대한 진단검사 유관단체 담화문 - 2020년 3월 17일 담화문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시약과 검사 원리, 검사 결과가 바뀌는 이유, 코로나 항원/항체 신속검사의 불필요성에 대하여 질문과 답변 식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담화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COVID-19 (코로나19) 진단검사에 대한 담화문-3
최근 국민과 언론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계신 COVID-19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유전자 검사 등에 대해 진단검사 유관단체에서 공동으로 의견 드립니다.
1. 우리나라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시약의 종류와 검사원리는?
현재 국내에서 COVID-19를 진단하기 위하여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시약은 총 5개 회사 제품으로, 모두 COVID-19를 유발하는 원인바이러스(SARS-CoV-2)의 특정유전자를 증폭하는 유전자검출검사법(실시간 역전사 중합효소연쇄반응법, Real-time RT-PCR)을 기반으로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 1월 17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공개한 검사법에 따라 SARS-CoV-2의 RdRp gene과 E gene을 유전자증폭 대상으로 했습니다.
현재는 자문과 평가를 거쳐 ORF1a gene과 N gene을 대상으로 한 시약도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에서는 E gene, ORF1a gene, ORF1ab gene, S gene, N gene 등 국내보다 다양한 유전자 부위를 사용한 시약들이 긴급사용승인을 받았습니다. 따라서 검사 시약에서 사용하는 유전자 부위에 따라 성능을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2. 유전자검사에서 증폭시켜 확인하는 유전자 부위가 다른 이유는?
COVID-19를 진단하기 위한 Real-time RT-PCR 검사법에는 세계적으로 다양한 프로토콜이 있으며, 아직까지 표준화된 최적의 프로토콜은 정립되어 있지 않습니다. 각각의 프로토콜마다 검출하는 유전자 부위가 다르며, 최적의 프로토콜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어떤 프로토콜이 우수한지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가 없으며 각 나라마다 자체적인 판단과 평가에 근거하여 자체 프로토콜을 만들어 사용합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미국의 검사시약을 예로 들면서 N gene이 최적의 검사부위이고 N gene을 검출하지 않는 국내 시약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보도를 하였는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미국에서도 N gene을 검출하지 않는 진단시약이 있으며, 중국, 독일, 프랑스 등도 N gene이 아닌 코로나19의 다른 유전자들을 검사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앞에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WHO에서 공개한 검사법을 바탕으로 초기(코로나19 검사실진단지침 제1판 및 제2판)에는 E gene을 ‘선별’용으로, RdRp gene을 ‘확인’용으로 사용하도록 권장했으며 이는 WHO를 통해 세계 최초로 공개된 독일의 검사법(20.1.17)에 따른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E gene과 RdRp gene에 추가하여 다른 유전자(N gene, ORF1a gene)를 대상으로 만든 시약에 대해서도 적절성 평가 후에 긴급사용승인을 했으며, ‘코로나19 검사실진단지침 제3판’에 기술되어 있습니다.
3. 정확하다는 분자유전검사 결과가 뒤바뀌는 이유는?
의심자(또는 환자)의 분자유전검사 결과가 뒤바뀌는(양성에서 음성으로, 또는 음성에서 양성으로) 현상은 분자유전검사 시약의 문제가 아니라, 아래와 같이 여러가지 요인에 의한 것입니다.
1) 검체 적절성: 상기도(비인두 및 구인두) 및 하기도(객담) 검체가 적절하게 채취되었는지가 매우 중요하며, 콧물이나 침 등은 부적절한 검체입니다. 환자에서 이전 검체가 적절하게 채취되어 양성으로 나온 경우에도 재검체를 적절하게 채취하지 않으면 음성으로 검사됩니다. 또한, 이전 검체가 이전 검체가 적절하지 않게 채취되어 음성으로 나온 환자에서 적절하게 검체를 채취하면 양성으로 검사됩니다.
2) 환자 상태: 환자가 감염되어 바이러스의 양이 증가하거나, 치료를 받아 감소하는 과정에서 양성이나 음성으로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시점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바이러스의 양이 증가하거나 감소할 때까지 시차를 두고 검체를 재채취하여 검사해야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3) 검사과정의 적절성: RT-PCR 검사는 매우 적은 양의 바이러스를 수백만배로 증폭시키는 예민한 검사로서 검사과정의 여러 단계에서 하나라도 부적절하게 관리되면 잘못된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COVID-19의 진단검사는 분자진단검사 우수검사실인증을 받은 의료기관에서,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들이 검사 전 과정을 관장하여 판독하고 있으며, 교육받은 임상병리사들이 검사하여 검사과정의 적절성을 최대한 유지하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4. 유전자검사가 아닌 항원/항체를 이용한 신속검사가 필요한가?
항원이나 항체를 이용한 신속면역검사는 10여분 이내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신속성이 큰 장점이지만, 정확도는 분자유전검사에 비하여 현저하게 낮아서 50-70% 정도에 불과합니다. 인플루엔자 검사키트와 같이 안정적인 시기에 선별검사로서 신속면역검사를 사용하는 것은 분자유전검사의 보완재로서 유용할 수 있지만, 지금과 같이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시기에 COVID-19를 진단하기 위하여 신속면역검사를 도입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왜냐하면 신속면역검사의 특성 상 위양성(정상인데 환자로 진단하는 것) 및 위음성(환자인데 정상으로 진단하는 것)이 높은데, 이런 틀린 결과로 인하여 감염자가 진단받지 못한 상태로 자유롭게 돌아다님으로써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위험이 있고, 또는 정상인이 필요없이 병원에 입원함으로써 의료자원을 낭비하거나 불필요한 감염위험에 노출되는 등 큰 사회적 혼란이 야기될 것입니다. 따라서 전세계의 모든 국가가 분자유전검사를 유일한 COVID-19 진단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신속면역검사는 중국의 일부 지역에서 보조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부정확하더라도 빠른 검사결과가 필요한 시기가 아닌,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대규모의 분자유전검사 시행체계가 확립되어서 하루에 15,000-25,000건의 검사가 가능하고 6시간 정도면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있으므로, 현 시점에서 우리나라는 신속면역검사의 도입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2020년 3월 17일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진단검사의학재단, 대한임상검사정도관리협회,
대한임상미생물학회, 대한진단유전학회, 한국검체검사전문수탁기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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