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는 연예인이 앓고 있다고 고백하는 경우가 많아서 대중들에게 비교적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Cf. 공황장애 연예인 관련 글)
그만큼 드물지 않은 질환이고, 내용이 많습니다.
그래서 공황장애, 광장공포증에 대한 글은 2개의 글로 나눠서 올립니다.
(1) 공황장애, 광장공포증 증상, 원인 (이 글)
공황장애 (panic disorder), 광장공포증 (agoraphobia) 개념
공황장애는 이유 없이 삽화적으로 (에피소드식으로) 갑자기 불안이 극도로 심해지며 숨이 막히거나 심장이 두근거리고 죽을 것만 같은 극단적인 공포 증상을 보이는 상태입니다.
이런 불안 상태가 대개 1시간 이내의 시간 동안 지속되며, 대개 주 2회 정도 나타납니다.
공황장애가 있는 환자는 대개 광장공포증도 동반합니다.
이는 광장뿐 아니라 공공장소, 특히 급히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에 도움 없이 혼자 있게 되는 것에 대한 공포입니다.
임소공포증, 임장 공포증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광장공포증이 있는 사람의 2/3 정도가 공황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개 고전적 조건화 기전에 의해 공황발작을 겪었던 당시의 장소에 대해 광장공포증이 발생하여 그 장소를 피하는 회피행동을 보입니다.
* 불안신경증, 공황장애, 범불안장애
예전에는 공황장애가 불안신경증 (anxiety neurosis)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연구가 이루어지면서 여러 임상증상에 대한 연구, 가족력, 약물 치료에 대한 반응의 차이에 따라 DSM-III부터 불안신경증이 공황장애와 범불안장애 (generalized anxiety disorder)로 구분되었습니다.
공황장애는 삼환계 항우울제 (TCA)에 효과가 있고 범불안장애는 benzodiazepine에 효과가 있다는 점이 당시 구분의 중요한 근거가 되었습니다.
한편 최근에는 공황장애와 범불안장애 모두 삼환계 항우울제와 benzodiazepine계 항불안제에 효과가 있다는 견해가 많습니다.
광장공포증과 공황장애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아예 진단명을 다음과 같이 분류하고 있습니다.
(1) 광장공포증을 동반한 공황장애
(2) 광장공포증을 동반하지 않는 공황장애
(3) 공황장애의 과거력이 없는 광장공포증
공황장애 (panic disorder), 광장공포증 (agoraphobia) 빈도, 역학
공황장애의 평생 유병률은 3% 전후입니다.
공황발작 (panic attack)의 평생유병률은 4% 전후입니다.
최근 연구일수록 공황장애의 빈도가 다소 높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실제로 공황장애가 많이 발생하게 된 것일 수도 있지만 최근 정신과에 대한 문턱이 낮아지고, 연예인 등에 의해 공황장애에 대한 홍보가 많이 이루어져서 공황장애 진단, 발견이 증가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Cf. 공황장애 연예인 관련 글)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 때문에 심장내과 (순환기내과)를 방문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반대로 얘기하면, 공황발작과 일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데 공황발작이 아니고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인 경우 매우 위험하고 응급한 상황이므로 감별을 잘 해야 합니다.
공황장애는 남자보다 여자에서 2.5배정도 많습니다.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25세 전후에 주로 발생하며 이혼이나 별거 후에 흔히 나타납니다.
공황장애의 평균 발병연령은 25세입니다.
광장공포증의 평생 유병율은 3% 전후입니다.
광장공포증 환자의 50~75%정도는 공황장애를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공황장애 환자와 광장공포증 환자 중 많은 사람들이 1가지 이상의 다른 정신질환도 동반하고 있습니다.
흔히 동반되는 질환은 주요우울장애 (우울증), 기타 불안장애, 인격장애 (성격장애), 물질관련장애 (약물 남용) 등입니다.
공황장애, 광장공포증 원인
(1) 유전적 원인
공황장애 환자의 1차 가족에 공황장애가 있을 확률은 다른 정신과 질환에 비해 6배정도 높습니다.
이란성 쌍둥이에 비해 일란성 쌍둥이에서의 일치율이 훨씬 높습니다.
(2) Locus ceruleus - Norepinephrine 기전
Locus coeruleus: 청반 (靑斑). 뇌의 한 부분 (넷째 뇌실 바닥에서 가장 위쪽의 가쪽)
Norepinephrine: 노르에피네프린 (노르아드레날린)
불안과 불안의 신체증상 유발에 norepinephrine계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 동물실험과 인체 연구 결과를 통해 밝혀져 있습니다.
동물실험에서 청반을 전기자극하면 점화율이 증가하고 불안이 유발되지만, 청반에 병변이 생겨 기능이 저하되면 공포에 대해서 둔감해지고 유순해지는 변화를 보였습니다.
40세 이후에는 공황장애의 발생빈도가 낮은데, 이는 나이가 들면서 norepinephrine계의 반응성이 변화하기 때문인 것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3) Serotonin (세로토닌)
Serotonin계 불균형이 공황장애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견해도 많습니다.
정상인보다 공황장애 환자의 혈중 세로토닌 수치가 낮은 경향이 있습니다.
Seretonin을 분비시키는 fenfluramine, 세로토닌계를 강화하는 m-chlorphenyl-piperazine (mCPP) 등은 공황발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 (SSRI)가 공황장애 치료 효과가 있는 점도 세로토닌과 공황장애의 관련성을 뒷받침합니다.
(4) Corticotropin-releasing factor (CRF, 부신피질자극호르몬 방출인자)
CRF는 뇌하수체-부신피질 축을 조절하는 기능을 합니다.
CRF와 corticosteroid를 포함한 limbic-hypothalamic-pituitary-adrenocortical (LHPA) axis의 생리학적 기능의 변화가 공황장애의 원인으로 언급됩니다.
(5) 그 밖에 GABA, 말초신경계 과민성, 아드레날린 수용체 과민성, 자율신경계 각성 등도 공황장애를 일으키는 원인, 기전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 공황장애, 광장공포증 원인 (정신과적)
정신분석이론에서 공황발작은 불안을 야기하는 충동에 대한 방어기제가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다고 설명합니다.
경도의 신호불안이 공황장애에서는 심하게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관련된 방어기제는 억압, 대치, 회피, 및 상징화입니다.
이별불안 때 어린 아이가 보이는 불안 증상을 공황발작의 증상과 같은 것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즉 공공장소에 혼자 있는 것은 소아기에 겪은 버림받았을 때 느낀 불안을 재현한다는 것입니다.
(Cf. 분리불안장애 관련 글)
공황장애에 유발인자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공황발작이 있기 전에 심한 사회적 스트레스를 겪는 수가 많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상실입니다.
예를 들어 17세 이전에 부모를 상실한 경우 공황장애가 생길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이 스트레스가 공황발작의 신경생리적 변화를 야기하기 쉬운 과민성을 발전시킨다는 것입니다.
정신건강에서 어린 시절 가정 환경의 중요성이 또다시 대두되는 부분입니다.
광장공포증의 경우 원래 소심하고 남의 시선을 비관으로 받아들여 위축되는 약한 여성에 많은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사회적 상황에 노출되기를 두려워하는 데서 광장공포증이 생기며, 우울성 경향이 있고 자기평가가 위축되어 있는 사람이 자주 겪습니다.
그래서 환자는 항시 남에게 의존하게 되고 신체 변화에도 예민해진다는 것입니다.
정신분석의 이론을 따르는 정신과 의사들은 광장공포증의 기본 증상을 불안이라고 보고 이 불안을 다루는 이차적인 방어기전으로 회피, 대치, 상징화 등이 사용되어 어떤 중립적 대상으로 그 두려움이 옮겨져서 공포증이 형성된다는 심리학적 해석을 했습니다.
그러나 한 약물의 실험결과에 의해 공황발작이라는 개념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광장공포증도 다른 각도에서 접근하게 되었습니다.
행동이론에서는 공황장애, 광장공포증을 학습된 반응, 부모 행동을 닮음 또는 고전적인 조건화 이론으로 설명합니다.
공황장애 (panic disorder), 광장공포증 (agoraphobia) 증상, 특징, 임상양상
(1) 공황발작 (panic attack) 증상
의학 용어에서 발작 (attack)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경련, 경기를 일으킨다는 것과 동의어가 아닙니다.
소위 경기를 일으키는 것은 경련 (seizure)이고, 경련을 일으키는 간질 (epilepsy)이 충격적이고 유명해서 일반인 사이에서 발작=경련=간질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학 용어에서 발작 (attack)은 '어떠한 상태가 갑자기 생기는 것'을 뜻합니다.
공황 발작 (panic attack), 심장 발작 (heart attack. 심근 경색과 유사한 의미) 등으로 쓰입니다.
첫 공황발작은 피곤, 흥분, 성행위, 감정적 외상 등 이 있었던 후에 오기도 하지만 거의 완전히 자연스럽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비교적 순식간에 (약 10분간에 걸쳐) 악화되는 형태로 시작되고, 대개 10~20분간 지속되다가 빠르게 또는 서서히 소실됩니다.
공황발작의 주요 증상은 강한 공포와 곧 죽지 않을까 하는 불안입니다.
이와 동반하여 호흡곤란, 심계항진, 흉부통증, 흉부 불쾌감, 질식감, 숨이 답답한 느낌, 현기증, 현훈감 (vertigo, 어지러움) 내지 휘청거리는 느낌, 자기나 주위가 달라진 것 같은 비현실감, 손발이 저리는 감각이상, 몸의 떨림과 진전 (tremor), 돌발적인 열감이나 냉감, 땀흘림 등이 나타나고 동시에 실신하거나 죽거나 또는 미치거나 어떤 사고를 저지르지 않을까 하는 공포 등이 엄습합니다.
과호흡으로 인해 호흡성 알칼리증이 오고 그로 인한 신체증상도 나타납니다.
이런 공황발작이 오게 되면 환자는 다급한 나머지 응급실을 찾게 됩니다.
진찰 시 같은 말을 되풀이하고, 더듬거나 몹시 당황하는 행동을 보입니다.
발작이 없는 중간시기에는 그런 일이 또 생기지 않을까 하는 예기불안이 있습니다.
이어서 죽을 병이 아닌가 하는 등 건강염려증이 생기고 발작이 일어났던 장소, 상황과 유사한 장소나 상황을 피하려는 회피행동을 보입니다.
외출을 피하고 혼자 있기 두려워하거나, 외출할 때는 누구와 꼭 동행하려 하는 등 광장공포증이 생깁니다.
(2) 광장공포증 (agoraphobia) 증상
광장공포증은 도움을 받기가 곤란할지도 모르는 상황을 피하려는 것으로, 정상적인 사람에 비해 매우 강경합니다.
그래서 혼잡한 거리, 사람이 많은 상점, 폐쇄된 공간 (굴, 다리, 엘리베이터 등), 폐쇄된 운송기관(지하철, 자동차, 비행기) 등에 가지 않으려 하고, 꼭 가야만 하는 경우에는 가족이나 친구를 동반하려고 합니다.
증상이 심할수록 아예 집을 나가려 하지 않고, 혼자 있는 것도 두려워합니다.
즉 공포 때문에 환자들은 공포대상의 장소에 있는 것을 최대한으로 피하고 산다.
심한 경우에는 집안에서 꼼짝 못하고 밖을 전혀 못 나가는 정도까지 됩니다.
공포대상이나 공포상황에 노출될 때 불안으로 인한 여러 가지 자율신경계통 신체변화의 감각도 느끼게 되어 불안은 더욱 악화됩니다.
심장박동이 빨라 지고 숨이 답답해지고 식은땀이 나면서 손발이 떨리기 시작하면 불안은 극도에 달합니다.
환자는 오로지 그 자리에서 탈출할 생각밖에 못합니다.
자신이 그 불안을 극복한다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고, 오로지 남의 도움을 즉시 받아 그 장소에서 빠져나가야만 살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만일에 빠져나갈 길이 막혀 있다든지 어떤 이유로든지 어렵다고 느끼면 불안은 더욱 악화됩니다.
공포상황에 계속 머물러 있을 때 전에 공황발작을 경험했던 환자는 심장이 멎어 사망하거나 정신의 통제마저 잃게 되어 미치게 되는 것은 아닌가까지 생각하며 두려워합니다.
이와 같이 환자가 공포상황에서 생각하는 인지 내용을 보면 한결같이 자신이 느끼는 위험도가 과장되어 있습니다.
(3) 기타 관련증상
공황장애와 광장공포증이 있는 환자에게는 흔히 우울증이 동반 발전하고, 자살의 위험도 높습니다.
또한 다른 공포증 (사회공포증, 특정공포증 등)이나 강박장애가 동반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환자가 외출할 때마다 같이 나가자고 요구하여 환자의 상태를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자와 갈등을 겪는 수가 많습니다.
공황장애나 광장공포증 때문에 직장을 잃거나 경제적 곤란에 처하기도 합니다.
스스로 이겨보려고 노력하다가 알코올 남용이나 약물 남용으로 빠지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소개, 목차 |
인격장애 (성격장애), 충동조절장애, 해리장애, 소아 정신과 등 |
불안장애 |
|
'의학 > 정신과(정신건강의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범불안장애 (generalized anxiety disorder, GAD) (0) | 2020.05.31 |
---|---|
공황장애 (panic disorder), 광장공포증 (agoraphobia) 진단기준, 치료 (약물, 정신치료) (0) | 2020.05.30 |
공포증 (phobia, 포비아) – 사회공포증, 특정공포증 (0) | 2020.05.30 |
강박장애 (obsessive-compulsive disorder, OCD) (0) | 2020.05.30 |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 트라우마, 급성 스트레스 장애 (acute stress disorder) (0) | 2020.0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