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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정신과(정신건강의학)

해리성 기억상실 (dissociative amne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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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성 기억상실 사례, 예시, 증례


20대 여성 A씨는 어제 남편에게 폭행을 당했지만 기억을 하지 못하여 보호자와 함께 정신과에 방문했습니다.

어제 남편의 불륜을 목격하여 싸우다가 욕설과 폭행을 당했습니다.

오늘 남편이 사과를 했는데, A씨는 어제 있었던 사실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평소처럼 식사준비를 했습니다.

A씨는 자신이 그런 기억이 안나는 것에 대해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해리성 기억상실 (dissociative amnesia) 개요


해리성 기억상실은 기억하고 있던 중요한 정보갑자기 회생시키지 못하게 되는 장애입니다.

과거에는 심인성 기억상실 (psychogenic ammesia)이라고 했었는데 DSM-IV-TR 진단체계에서는 심인성 대신 해리성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대개 스트레스가 심했거나 상처가 컸던 사건에 대한 기억 등이 망각됩니다.

이는 단순한 건망증으로 설명할 수 없는 상태이며 뇌기능장애 때문이 아닙니다.

어떤 특정한 사건과 관련되어, 심리적 자극을 준 부분을 선택적으로 혹은 전체적으로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지속되어온 과거생활을 포함한 전 생애나 그중 일정 기간에 대한 기억상실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는 능력은 남아 있습니다.

치매와 달리 일반적 지식은 잘 유지하고 있어 생활에 지장이 없습니다.



해리성 기억상실 (dissociative amnesia) 빈도, 역학


해리장애에 해당되는 질환들이 워낙 드물기는 하지만, 해리성 기억상실은 해리장애 중 그나마 가장 흔합니다.

사춘기와 청년기에 많이 발병하고 노인층에서는 드뭅니다.

남자보다 여자에게 많습니다.

전쟁이나 천재지변이 있을 때 발병률이 높습니다.

가정 내 사건 (배우자학대, 아동학대 등)과 관련된 해리성 기억상실의 발생빈도는 대체로 일정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리성 기억상실 원인


예전보다 기억의 저장과 회상과 관련된 신경해부학적, 신경생리학적, 신경생화학적인 과정에 대한이해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단기기억과 장기기억 사이의 구분, 해마 (hippocampus)의 중심적 역할, 신경전달물질 체계의 역할이 주로 연구되어 상당한 부분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정상인에 대한 관찰을 종합해보면 학습은 상태의존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학습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의존적이라는 것입니다.

특별한 행동 (운전하는 동안 등), 약물중독 상태 (술을 마시는 것 포함) 또는 신경생화학적 상태(행복 등의 감정과 연관되어), 어떤 특정 신체적인 상태 (어떤 꽃을 바라보는 것) 중에 학습되고 경험되는 정보는 원래의 상태를 재경험하는 동안에 보다 쉽게 회상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은 직장에서 작업을 하면서 보다는 설거지를 하는 동안에 수세미가 어느 칸에 있는지를 더욱 쉽게 기억할 수 있습니다.

상태의존적 학습이론은 해리성 기억상실에 다음과 같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고통스럽고 마음에 큰 상처를 받았던 사건 당시의 감정 상태가 일상에서 너무 많이 벗어난 것이어서, 그 상태에서 학습한 정보는 기억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정신분석적 접근은 기억상실을 일차적 방어 기제로 해석합니다.

즉 정서적 갈등과 외적 스트레스를 다루는 방법으로서 의식을 변경한다는 것입니다.

해리성 기억상실의 이차적 방어는 억압 (혼란스러운 충동이 의식으로부터 차단됨)과 부정 (외부현실의 일면이 의식적인 마음에 의해서 무시됨)입니다.

기억상실에는 일차적 이득과 이차적 이득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쟁터에서 기억상실을 일으킴으로써 당장의 불안을 회피할 수도 있으며, 후방으로 후송될 수도 있습니다.



해리성 기억상실 증상, 특징, 임상양상


여러 형태의 기억장애가 특징적 증상입니다.

이때 지남력장애, 혼동, 방황 등이 동반됩니다.

갑작스럽게 엄습한 증상은 대개 일시적으로 지속되었다가 갑작스럽게 회복됩니다.

환자는 기억상실을 알아차리고 그 현상에 놀라기도 하나 별로 개의치 않기도 합니다.

증상 발생 당시 의식은 대개 명료하나 일부 환자에서 약간의 의식 혼돈이 있을 수 있습니다.

불안과 우울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수 시간~수일의 단기간 내 사건에 대한 국소적 기억상실 (localized ammesia), 전 생애를 전부 기억하지 못하는 전반적 기억상실 (generalized aminesia), 단기간 내 사건에 대해 일부만 기억하지 못하는 선택적 기억상실 (selective amnesia) 등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해리성 기억상실 (dissociative amnesia) DSM-IV-TR 진단기준


1. 일반적으로 스트레스가 되고 상처가 되는 중요한 개인적 정보일상적 건망증으로 설명하기에는 너무 광범위한 정도로 기억하지 못하는 1회 또는 그 이상의 삽화 (에피소드)가 주된 장애이다.

2. 장애가 해리성 체성 장애, 해리성 둔주,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PTSD), 급성 스트레스장애, 신체화장애의 경과 중에 일어난 것이 아니며, 물질 (약물 남용이나 투약)의 직접적인 생리적 효과에 의하거나 신경학적 또는 일반적 의학적 상태 (두부외상에 의한 기억상실 등)에 의한 것이 아니다.

3. 증상이 사회적, 직업적 또는 중요한 기능에 임상적으로 유의한 고통이나 장애를 유발한다.



* 해리성 기억상실은 해리성 둔주, 해리성 정체성 장애에서도 나타나지만 기억상실만 있으면 해리성 기억상실로 진단합니다.


  



해리성 기억상실과 감별해야 하는 질환 (감별진단)


해리성 기억상실은 개인적 특정 사건과 관련된 기억장애로 가벼운 건망증과는 다릅니다.

기질성 정신장애와 다른 정신장애에 동반되는 건망증, 즉 치매, 섬망, 뇌감염, 간질, 뇌종양, 대사장애, 뇌진탕 후 상태, 몽유병, 수술 후 상태, 물질남용,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PTSD), 급성 스트레스장애, 신체화장애 등과 감별해야 합니다.


일시적, 전반적 기억상실 (transient global amnesia)은 급성이며 후향성 (retrograde) 기억상실로서 흔히 변연계 등의 일과성 허혈 발작 (transient ischemic attacks, TIA)과 관련이 있어서 감별해야 합니다.

이는 스트레스나 갈등과 상관이 없으며, 대개 최근 기억에 장애가 있으며, 전반적으로 기억 상실이 있으나 정체성은 유지됩니다.

기억상실에 대해 속상해하고, 기억을 완전히 회복합니다.

일과성 허혈 발작은 일종의 혈관 장애이므로 노인에 많습니다.


약물중독 상태에서 나타나는 blackout (필름이 끊기는 것)과도 감별해야 합니다.

알코올성 기억장애는 단기기억장애로 금방은 기억하나 점차 기억을 상실합니다.

뇌진탕 기억상실은 대개 후향성 기억상실로 일주일을 넘지 않습니다.

꾀병과도 감별해야 합니다.

의학적 상태와 관련된 기억상실은 혼동이 동반되고 행동도 혼란스럽습니다.


Cf. 전향성 (anterograde) 기억상실과 후향성 (retrograde) 기억상실

- 전향성: 특정 시점 이후의 일을 기억하지 못함

- 후향성: 특정 사건 이전에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함



해리성 기억상실 (dissociative amnesia) 경과와 예후


급성 발병과 급격한 회복이 특징으로 재발은 드뭅니다.

이차적 이득이 있으면 경과가 오래 지속되기도 합니다.



해리성 기억상실 치료


필요에 따라 향정신성 약물 투여 및 정신치료를 합니다.

우선 상실된 기억을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응급조치로 약물 투여를 할 수 있는데, 작용기간이 짧은 barbiturate (thiopenthal, amobarbital ) 정맥주사 또는 benzodiazepine을 투여할 수 있습니다.

최면술도 도움이 됩니다.

기억을 회복시킨 후에는 관련된 감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신치료를 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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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정신과 질환 전체 (목차)

인격장애 (성격장애), 불안장애,

충동조절장애, 소아 정신과 등

해리장애

해리장애 총론

해리성 기억상실

기타 해리장애 (황홀경, 간저증후군)

이인성장애

해리성 둔주

해리성 정체성 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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