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광 (kleptomania) 개요
흔히 상습적으로 훔치는 습관이 있는 경우 도벽이라고 말합니다.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우스갯소리로 담배 드립과 함께 ‘이제 도벽을 고쳤구나.’ ‘도벽이 있고 전 재산 날려도 OOO (잘생긴 연예인)’과 같은 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도벽이 심하여 병적인 경우에 해당되는 정신과 진단명으로는 절도광 (kleptomania)이 있습니다.
절도광은 충동조절장애의 하나로, 개인적으로 필요하지도 않고 금전적인 가치가 있는 것도 아닌 물건을 훔치고 싶은 충동을 반복적으로 억제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훔친 물건이 목적이 아니라 훔치는 행동이 목적입니다.
흔히 병적 도벽이라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절도광 (kleptomania) 빈도, 역학
절도광의 발생빈도나 유병률을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미국에서 쇼핑상점에서 물건을 훔치다가 (shoplifting) 구속된 사람의 5~25% 정도가 절도광이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정신과 진단 기준 이전 판인 DSM-IV에서는 쇼핑상점에서 물건을 훔치는 사람 (shoplifter)의 5%가 절도광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절도광은 어린 아이때부터, 아동기부터 있을 수 있습니다.
여성에서 shoplifter가 많고, 특히 월경기에 병적 절도행위가 많이 일어납니다.
전체 남녀의 비율은 확실하지 않으나, 1:3 정도로 여자가 많습니다.
절도광, 병적 도벽 원인
우선 뇌질환이나 정신지체 때문에 이득도 없는 절도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소 이상이나 대뇌피질 위축, 측뇌실의 확대 등이 일부 절도 환자에서 발견되기도 합니다.
세로토닌과 관련이 있다는 설이 있습니다.
정신역동적으로는 이 장애가 상실, 이별, 중요한 관계의 중단 등 의미 있는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습니다.
정신분석적으로는 절도광은 공격성 및 성욕과 관련이 있습니다.
행동지체, 훔친 물건, 피해자 등에 어떤 상징성이 있다는 설도 있는데, 즉 훔친 물건이 여성의 성기를 상징한다는 의견입니다.
프로이드는 도둑질은 어릴 때 어머니와 하나였던 경험과 관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신과학적으로 도둑질은 다음과 같은 심리적, 정신적 상태로 이루어진다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1) 무의식적으로 존재하는 죄의식의 해소, 즉 처벌받고 싶은 욕구
2) 상실한 사랑에 대한 대치, 또는 잃어버린 모자관계의 회복
3) 어떤 중요한 사람의 상실에 대한 복수
4) 성적 흥분 또는 성적 만족의 대치
5) 선물을 받고 싶은 욕망에 대한 부정
6) 상상 속의 적에게 해를 끼치기 위한 시도
7) 잃어버린 선물의 회복
8) 자기애적 손상의 보상 또는 자존심의 회복
9) 손상을 입는 것에 대한 공포에 대한 방어
10) 가족 비밀에 대한 하나의 반응
11) 성적 흥분 또는 성행위의 대치물
절도광, 병적 도벽 특징, 증상, 임상양상
절도광 환자는 지금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하찮은 물건을 충동적으로 훔칩니다.
보통 이들은 훔친 물건을 살 만한 돈을 갖고 있으며 또한 훔친 물건을 남에게 줘버리거나 훔쳤던 장소에 몰래 다시 갖다 놓거나 숨겨두기도 합니다.
이 행위는 미리 계획한 것이 아니며, 훔칠 기회를 노리는 일도 거의 없고, 즉흥적이며 언제나 혼자서 저지릅니다.
이들은 절도를 행동으로 옮기기 전까지는 훔치고 싶은 충동과 긴장이 고조되고, 훔치고 나면 쾌감과 만족을 느끼고 긴장도 풀린다고 합니다.
한편 이들은 훔치다가 붙잡혀서 사회적 체면이 손상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가끔 우울, 불안 그리고 죄책감에 시달린다.
그러나 훔치는 행동 자체에 대해서는 후회감이나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고 느끼지 않기도 합니다.
다른 정신의학적 증상이 흔히 동반되는데, 만성우울, 신경성 식욕부진증, 과식욕증, 방화광 (특히 여성) 등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절도광은 소매상에서 훔칩니다.
그러나 자신의 집에서 가족들의 물건을 훔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대인관계에 이상이 있는 경우가 많으며, 성격장애 (인격장애)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격장애 (성격장애) 관련 글도 참조 바랍니다.
절도광 (kleptomania) DSM-IV-TR 진단기준
1. 자신에게 필요하지도 않고 금전적인 가치도 없는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훔치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상태가 반복된다.
2. 훔치는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는 긴장이 고조된다.
3. 훔치는 행동을 하는 동안 쾌감, 만족, 긴장완화가 있다.
4. 훔치는 행동이 분노나 앙갚음의 표현이 아니며 망상이나 환청에 의한 것이 아니다.
5. 훔치는 행동이 행동장애나 조증삽화, 반사회적 인격장애에 의해 더 잘 설명되지 않는다.
절도광과 감별해야 하는 질환 (감별진단)
훔치는 물건이 목표일 때는 절도광이 아니고, 훔치는 행위 자체가 일차적 목표일 때만 절도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직업적 도둑이나 상습적 도둑은 훔친 물건의 금전적 가치나 필요성 때문에 계획적으로 훔칩니다.
이러한 도둑이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하여 절도광으로 가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절도광에서 볼 수 있는 강박적인 충동을 흉내 낼 수 없으며 또한 물질적인 이득의 동기를 숨길 수가 없습니다.
정신분열병 (조현병)에서도 도벽이 있을 수 있는데, 이는 망상이나 환각의 결과인 경우가 많습니다.
진행마비 등의 기질성 정신장애의 경우, 돈을 치르는 일을 잊을 정도로 지능장애가 오기 때문에 절도광으로 오인되기도 합니다.
품행장애 (행실장애)나 반사회적 인격장애 때는 훔치고 싶은 충동을 억제할 수 없어서 저지르는 것이 아니고, 의도적으로 절도를 하는 행동이 습관화된 것으로서 남의 권리를 침해하는 양상이 뒤따릅니다.
절도광, 병적 도벽의 최후 (경과와 예후)
도벽이 아동기 때에 시작되기도 하지만 아동기와 청소년기의 이상이 성인기로 이행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치료를 받으면 비교적 예후가 좋습니다.
성인이 되면 스스로 치료를 받고자 하지 않으며, 증상의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면서 만성적인 경과로 진행됩니다.
절도광 환자는 사회적, 직업적 생활에 큰 지장은 없습니다.
다만 체포되는 경우에는 심한 후유증이 있습니다.
절도광, 도벽 치료, 훔치는 습관 고치는 방법
아주 특별한 치료방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동기가 있거나 죄의식이나 수치심이 있을 때에는 통찰적 분석적 정신치료가 좋습니다.
동기가 없더라도 행동치료 (체계적 탈감작, 혐오조건화) 또는 약물치료가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Fluoxetine, 삼환게 항우울제 (TCA), trazodone, lithium, valproate, naltrexone과 전기충격 요법이 일부 절도광 환자에서 효과가 있었습니다.
[정신과 관련 글, 충동조절장애 관련 글 모음]
소개, 목차 |
인격장애 (성격장애), 불안장애, 해리장애, 소아 정신과 등 |
충동조절장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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