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모광 (trichotillomania) 개요
머리뽑는습관, 털을 뽑는 버릇이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발모광은 자신의 털을 뽑으려는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꼭 머리카락뿐 아니라 모든 털에 해당됩니다.
털을 뽑는 것이 피부의 염증 때문인 경우나, 망상이나 환각 때문에 뽑는 것일 때는 발모광이라고 진단하지는 않습니다.
머리뽑는습관이 뭐 대수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하 진단기준을 만족하면 발모광 (trichotillomania)이라는 공식적인 정신과 질환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발모광 (trichotillomania) 빈도, 역학
발모광의 유병률은 약 10%입니다.
발모광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흔합니다.
가족력이 중요한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가족력이 있었던 증례가 적지 않습니다.
발모광은 6세 전에 시작되는 조발형과 13세 전후에 시작되는 만발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조발형은 남녀 빈도가 유사하고 암시나 행동요법 등으로 비교적 쉽게 치료할 수 있습니다.
만발형은 여성에 많으며 예후가 좋지 않습니다.
발모광 원인
생물학적으로, 강박장애와 유사하게 대뇌의 serotonin (세로토닌) 장애가 원인적으로 관련되어 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심리학적으로, 발표된 증례의 약 25%에서 발모광이 스트레스와 연관된 여러 복합적인 환경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또한 모자관계의 장애, 홀로 남는 것에 대한 두려움, 최근의 중요한 대상의 상실 등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발모광은 구강기, 항문기, 남근기 중 어느 시기에 고착되었거나 퇴행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정신활성물질 남용도 이 장애의 발병에 기여합니다.
그 밖에 강박증이나 우울증의 기전과 자기 자극 이론을 원인과 연관시키기도 합니다.
발모광 증상, 특징, 임상양상
발모광 환자는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긴장감이 고조되며, 머리털을 뽑고 나면 만족감이나 긴장완화를 경험합니다.
털을 뽑은 결과로 두피에 드문드문 불완전한 탈모증을 보입니다.
머리카락 외에 털을 뽑는 부위는 보통 눈썹, 속눈썹, 턱수염 등이며, 드물게는 몸통,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침범된 부위에서 길고 정상적인 털들과 함께 짧고 끊어진 손상된 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털을 뽑아 입에 넣기도 합니다.
두피의 표면은 위축되거나 흉터가 없고 정상입니다.
그러나 조직병리상 모낭에 특징적인 털연화증 (trichomalacia)이 발견됩니다.
발모광 환자는 털을 뜯는 위치나 모양에서 흔히 독특한 면이 있습니다.
환자는 흔히 머리 빠진 부위를 감추려고 합니다.
털을 뽑을 때 통증은 호소하지 않으나, 털을 뽑고 난 부위에서 가려움이나 따끔거림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그 밖에도 머리를 부딪치는 행위, 손톱 물어뜯기, 긁기, 피부 박탈, 자해행위 등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발모광 DSM-IV-TR 진단기준
1. 반복적으로 자신의 털을 뽑아 현격한 털의 상실을 초래한다.
2. 털을 뽑으려는 행동 직전이나 이를 참으려고 시도할 때 긴장감이 증가한다.
3. 털을 뽑았을 때에는 즐거움이나 만족감, 긴장완화가 있다.
4. 증상이 다른 정신질환이나 일반적 의학적 상태 (피부과적 상태 등)에 의해 더 잘 설명되지 않으며, 일반적 의학적 상태에 의한 것이 아니다.
5. 증상으로 인해 임상적으로 심한 고통이나 사회적, 직업적 또는 다른 중요한 기능수행 분야에 장애를 초래한다.
발모광 (trichotillomania)과 감별해야 하는 질환 (감별진단)
강박장애 (obsessive-compulsive disorder, OCD) 에서의 반복적인 행동과 구별해야 합니다.
강박장애와 유사한 점은 환자가 자신의 행동을 이질적으로 느낀다는 것입니다.
강박장애와의 차이점은, 발모광은 강박사고가 없으며 강박행동이 털을 뽑는 것에 국한된다는 점입니다.
신체증상을 갖는 인위성 장애 (factitious disorder), 신체상태에 영향을 주는 심리적 요소들, 상동적이고 리듬적인 행동을 보이는 상동증 (stereotypy), 습관장애와도 감별해야 합니다.
원형탈모증과 구별하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발모광의 최후 (경과와 예후)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대개 악화와 호전을 반복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20년 이상 지속되기도 하는데, 치료가 되는 경우에도 약 1/3에서 1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됩니다.
흔한 합병증으로 두피의 탈모증이 있는데, 심한 경우에는 전체탈모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성인에서는 수치감과 사회적 고립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발모광, 털을뽑는습관 치료
발모광에 대한 일치된, 합의된 치료방법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피부과 의사, 정신과 의사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발모 행동은 아이들에게 가끔 어머니와의 이별이나 상실 때문에 생기거나 또는 어머니를 위협적으로 느낄 때 발생하는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적극적 정신지료가 성공적일 때가 있습니다.
그 밖의 발모광 치료로는 최면요법 또는 바이오피드백을 이용한 행동치료, 가족관계에 기초를 둔 정신역동적 정신치료와 분석적 정신치료가 있습니다.
발모광의 약물치료로는 항불안제, 항우울제, 특히 SSRI 등의 serotonin계 항우울제, 항정신병 약물 lithium, buspirone, fenfluramine, naltrexone 등이 효과가 있습니다.
세로토닌계 약물을 사용하는 것은, 발모현상과 같은 강박행동이나 충동행동이 뇌의 serotonin 결핍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가설에 의한 것입니다.
스테로이드제제의 국소 도포를 겸하면 효과적입니다.
항불안제 또는 hydroxyzine 같은 항히스타민 효과가 있는 항불안제도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성인에서는 우울증과 연관이 있건 없건 간에 정신치료나 행동치료로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면 항우울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소개, 목차 |
인격장애 (성격장애), 불안장애, 해리장애, 소아 정신과 등 |
충동조절장애 |
|
'의학 > 정신과(정신건강의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병적 도박, 도박 중독 (pathological gambling) (0) | 2020.05.31 |
---|---|
방화광 (pyromania) – 불을 지르는 병 (정신과) (0) | 2020.05.31 |
간헐적 폭발 장애 (분노조절장애) 증상, 치료 (intermittent explosive disorder) (0) | 2020.05.31 |
충동조절장애 (disorder of impulse control) (0) | 2020.05.31 |
범불안장애 (generalized anxiety disorder, GAD) (0) | 2020.05.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