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조절장애라는 병이 있는가?
일상생활에서는 흔히 분노조절장애라는 말을 많이 사용합니다.
화를 잘 참지 못하는 사람을 분노조절장애라는 식으로 지칭하기도 합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우스갯소리로 다음과 같이 표현하기도 합니다.
분노조절장애 특징
자기보다 센 놈 앞에서 조절 잘 됨
하지만 분노조절장애는 정식 진단명은 아닙니다.
공식적인 정신과 질환 중 흔히 말하는 분노조절장애에 대응되는 것은 간헐적 폭발 장애 (간헐적 폭발성 장애, intermittent explosive disorder)라고 봅니다.
간헐적 폭발성 장애는 충동조절장애 (disorders of impulse control) 질환군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충동조절장애에 포함되어 있는 다른 질환으로는 병적 도박, 절도광, 방화광, 발모광이 있습니다.
간헐적 폭발성 장애 (intermittent explosive disorder) 개요
심한 폭력사태나 재산의 파괴를 가져올 수 있는 공격적인 충동을 조절하는 데 실패하여 사람이나 재산을 파괴하는 장애입니다.
간헐적 폭발 장애 빈도 (역학)
주로 여성보다 남성에게 자주 나타납니다.
이 장애를 갖고 있는 가족을 가진 사람에서 발생빈도가 높습니다.
간헐적 폭발성 장애 원인
뇌장애, 특히 변연계장애가 흔히 원인으로 거론됩니다.
이 장애를 가진 환자들이 출산 때의 뇌손상, 유아기 경련, 두부손상, 뇌염 등의 과거력을 갖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술과 같은 독성물질이 유발인자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뇌에서 세로토닌 (serotonin) 신경전달이 감소된 상태와 연관이 있다고도 합니다.
한 생물학적 연구에서 CSF (뇌척수액) 내의 낮은 5-HIAA 수치가 충동적 공격성과 상호연관이 있다고 했습니다.
아동기에 알코올중독, 구타, 생명의 위협, 성적 문란 등이 많았던 환경에서 성장한 경우에 이 장애가 흔합니다.
심인성을 주장하는 학자는 공격적인 부모상 (parental figures)과의 동일시에 의한다고 주장합니다.
대개 그런 부모는 몸집은 크나 의존적이고 특히 아버지의 남성상이 빈약한 경우가 많습니다.
간헐적 폭발성 장애 증상 (임상양상)
진단을 위해서는 수회에 걸친 공격적 폭발의 병력이 있어야 합니다.
발작적이고 폭발적인 행동이 자신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하찮은 정신사회적 자극 (psychosocial stressor)에서 일어납니다.
이 발작적 증상은 몇 분 내지 몇 시간 지속되며 끝날 때는 신속하게 끝납니다.
이들은 자신의 행동결과에 대하여 진정한 후회감이나 자책감을 갖습니다.
이 같은 발작이 없는 시기 에는 충동조절이 잘 되고 공격적 행동도 없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으면서도 그 어떤 강렬한 충동이 일어나면 어쩔 수 없이 발작적 행동을 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환자들은 대개 직장과 가정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위법행동 때문에 곤란에 처하는 수가 많습니다.
신경학적 검사에서 연성신경학 징후를 보이기도 하지만 뇌파검사는 보통 정상입니다.
간헐적 폭발성 장애 DSM-IV-TR 진단기준
1. 공격적 충동의 억제불능으로 심한 폭행, 기물파괴로 나타나는 분명한 삽화가 여러 차례 있다.
2. 삽화 동안에 표현되는 공격성의 정도는 유발인자적인 정신사회적 스트레스 요인에 비해서 크게 벗어난다.
3. 공격적 삽화가 다른 정신장애 (반사회적 인격장애, 경계성 성격장애, 정신병적 장애, 조증삽화, 행동장에 또는 주의력결핍 과잉운동장애 등)로 더 잘 설명되지 않으며 물질 (약물남용과 투약) 또는 일반적 의학적 상태 (두부손상, 알츠하이머병 등)의 직접적인 생리 효과에 의한 것이 아니다.
간헐적 폭발성 장애 (intermittent explosive disorder)와 감별해야 하는 질환 (감별진단)
뇌종양이나 간질, 변성장애, 내분비장애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데, 뇌파 등을 통한 신경학적 검사로 확인해야 합니다.
정신활성물질 (알코올, barbiturates, 환각제, amphetamine류 각성제)에 의한 급성 중독상태 에서도 충동조절장애 현상이 나타납니다.
품행장애 (행실장애, conduct disorder)는 문제행동이 삽화적이 아니고 반복적이고 반항적이라는 점에서 충동조절장애와 다릅니다.
반사회적 인격장애와 경계성 성격장애에서는 공격적이고 충동적인 면이 발작이 없는 시기에도 흔히 나타납니다.
망상장애나 정신분열병의 망상형과 긴장형 그리고 적대적 조증상태에서도 폭발성 행동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는 망상이나 환각에 의한 반응입니다.
예기치 못한 공격적 행동 때문에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려워지며 감옥이나 병원 신세를 지게 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중년기에 접어들면서 증상이 약화된다고 합니다.
뇌장애가 심할수록 더 심하고 더 빈번한 삽화를 보입니다.
간헐적 폭발성 장애 치료
특이한 치료법은 없으나 원인에 따라 치료방법을 달리하여 약물치료와 정신치료를 겸하여 사용해보기도 합니다.
정신치료는 어렵고 또 효과도 적으며, 위험하기도 합니다.
역전이 (逆轉移) 현상을 극복하기 쉽지 않습니다.
집단치료, 가족치료가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최근 항경련제인 valproate, gabapentin이나 lithium으로 발작적 충동을 억제해보려는 시도가 있습니다.
그 밖에 항정신병 약물 (환자에 경련장애가 있으면 상태를 악화시키므로 사용하면 안 된다), 항우울제, 항불안제를 사용해볼 수도 있습니다.
최근 propranolol, trazodone, buspirone 및 fluoxetine 등 SSRI계 약물도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있습니다.
[정신과 관련 글, 충동조절장애 관련 글 모음]
소개, 목차 |
인격장애 (성격장애), 불안장애, 해리장애, 소아 정신과 등 |
충동조절장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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