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장애 (dissociative disorder)에서 해리(解離)란 ‘풀려서 떨어진다’는 뜻입니다.
정신과적으로 쉽게 이해하려면 자신의 인격, 자아와 정신상태가 서로 분리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억상실이 되거나 (해리성 기억상실), 정체성에 문제가 생겨 이중인격, 다중인격이 되거나 (해리성 정체성 장애), 자기 자신의 신분을 잊고 살게 되거나 (해리성 둔주), 자기 자신이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는 (이인성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해리장애는 상당히 드문 질환이라서 진료 현장에서의 중요성이 아주 크지는 않지만, 그 증상과 특징이 독특하고 흥미로운 점이 있어서 영화의 소재로 자주 등장합니다.
해리장애에 해당되는 정신과 질환으로는 해리성 기억상실 (해리장애 중 가장 흔함), 이인성 장애, 해리성 정체성 장애, 해리성 둔주 등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해리장애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고, 이어지는 글에서 각각의 해리장애를 구체적으로 다룹니다.
해리장애 (dissociative disorder) 개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스로를 하나의 인격을 가진 사람으로 봅니다.
즉 하나의 자아감만을 경험합니다.
그러나 해리장애 환자는 정체성이 없는 것처럼 느끼거나, 정체성이 어떤 것인지 혼동되거나, 2개 이상의 정체성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해리장애 환자에서는 통합된 생각, 감정, 행동 등 자신의 고유한 인격을 구성하는 데 중요한 요소에서 이상이 발견됩니다.
해리 현상은 기본적으로 외상경험에 대한 방어기전으로 나타난다고 봅니다.
해리증상은 과거 외상적 경험, 특히 신체적 및 성적 학대를 받은 경험과 관계가 있다고 합니다.
즉 해리를 통해 환자는 외상이 나타난 현장으로부터 격리되고, 그 외상경험을 인생 전체의 상황에서 마음으로 정리하는 것을 연기시킵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을 떠올리지 않기 위해 분리시킨다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억압이 외상경험을 횡적으로 잘라 무의식으로 보내는 것과 달리 해리는 종적으로 잘라 외상경험이 의식과 평행으로 공존하게 하는 것입니다.
해리상태에서는 대부분 서로 상반되고 모순된 자기 표상이 각기 분리된 정신적 구획 내에 자리 잡게 됩니다.
DSM-IV 진단기준에서 해리장애는 해리성 기억상실, 해리성 둔주, 해리성 정체성 장애, 이인성 장애로 크게 4가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DSM-IV-TR에서는 위 4가지 해리장애의 진단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해리상태에 대해서 달리 분류되지 않는 해리장애라는 진단기준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또한 달리 분류되지 않는 해리장애로 분류될 수 있는 해리성 황홀경 (dissociative trance disorder)에 대한 진단 지침을 부록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참고로 전환장애 (conversion disorder)는 ICD-10 진단체계에서는 해리장애에 포함되지만 DSM-IV 진단기준에서는 신체형 장애에 포함됩니다.
한편 정상적 수준의 해리증상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화 중 잠깐 의식이 다른 곳에 가 있는 경우, 최면에 잘 걸리는 경향 (hypnotizability) 등이 그 예입니다.
그러나 해리장애가 있는 환자가 정상인보다 항상 최면에 더 잘 걸리지는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해리장애에 대한 전반적인 개요를 설명했습니다.
각각의 질환에 대해서는 각각의 글 참조 바랍니다.
[정신과 관련 글, 해리장애 관련 글 모음]
소개, 목차 인격장애 (성격장애), 불안장애, 충동조절장애, 소아
정신과 등 해리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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